‘일상 속으로 다가온 AI’…14만명 홀린 ‘CES 2025’가 남긴 것은

출처 : 블로터(https://www.bloter.net)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 7일(현지시간)부터 4일 동안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있는 모습/ 사진=윤상은 기자​

산업계의 올 한해 기술 흐름을 짚어보고 미래를 관통하는 기술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글로벌 기술 축제 ‘CES 2025’가 지난 10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지난해 전면에 배치된 인공지능(AI)이 단순 기술 소개를 넘어 일상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음이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AI가 가전, 모빌리티, 헬스케어, 뷰티 등 거의 대부분 영역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본 요소로 진화했으며, 향후 로봇과 결합해 인간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다만 일부에선 글로벌 각 기업들이 자신들의 최첨단 기술을 앞세워 혁신성을 뽐낸 제품을 다수 전시했지만 세상을 놀래킬 만한 ‘한 방’은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초서 영역확장까지” …삼성·LG, 스마트홈 경쟁 본격화

13일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지난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는 총 14만1000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3만5000명보다 약 5% 늘어난 수준이다. 

참가 기업 수는 4500여개로, 나라별로는 미국이 약 1500개 기업이 참가해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국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13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우리나라도 삼성·현대차·SK·LG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 역대 처음으로 1000개가 넘는 기업이 참가했다.

먼저 이번 행사에서 국내 양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한층 더 고도화된 AI 기술을 기반으로 그동안 강조해 온 스마트홈을 초개인화된 경험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진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가족이 원하는 맞춤형 집을 제안하는 ‘홈 AI’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와 시간을 절약하고 건강을 관리하거나 반려동물을 케어할 수 있다.

아울러 매장, 사무실, 호텔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솔루션 ‘스마트싱스 프로’와 집에서 차를 제어하거나 귀가하기 전 차에서 집 내부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소개을 소개했다.

CES 2025의 삼성전자 전시관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윤상은 기자

LG전자는 AI의 개념을 ‘공감지능’으로 확대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고객의 다양한 경험과 공간을 연결·확장하며 일상을 변화시키는 미래를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생성형 AI를 탑재한 AI홈 허브 ‘LG 씽큐 온’과 이동형 AI홈 허브 ‘Q9’을 선였다. 또 투명 올레드 기술과 AI 기반 식재료 관리 솔루션을 결합한 ‘스마트 인스타뷰 냉장고’ 등 LG시그니처 존을 마련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올해 CES에서 LG전자는 차량, 상업용 공간 등으로 AI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격 발표했다. 향후 양사는 고객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뿐 아니라, 고객의 필요와 선호도까지 예측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가 불지핀 ‘휴머노이드’…국내 기업도 대응에 속도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하이라이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책임자(CEO)의 발표였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CES 현장에 참석한 황 CEO의 발언은 행사 기간 내내 화제였다.

특히 황 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와 로봇·자율주행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 출시 소식을 알렸다. ‘코스모스’는 자율주행과 로봇이 인간과 같은 수준의 지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현실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10여년 전 AI 칩과 함께 엔비디아의 제품 위에서만 구동하는 AI 개발 플랫폼 ‘쿠다’를 발표하며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시장을 이끌었다.

이번에는 로봇과 자율주행이라는 ‘피지컬 AI’를 화두로 개발 플랫폼을 통해 미래 로봇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황 CEO는 “로봇을 위한 챗GPT의 모멘트가 다가오고 있다”며 “챗GPT가 AI 시대를 열어젖힌 것처럼 조만간 ‘피지컬 AI’ 시대도 곧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 제공=엔비디아

이에 국내 기업들의 대응 역시 빨라지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황 CEO의 발언에 대해 “휴머노이드 계획이 빨라질 것 같다”며 “우리도 휴머노이드까지 같이 간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AI 집사 로봇 ‘볼리’의 상반기 출시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르면 오는 5월 국내와 미국에서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또 한 부회장 직속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해 관련 기술 개발에도 공들이는 모습이다.

LG전자도 이동형 AI 홈 허브 ‘Q9’의 연내 출시를 계획 중이다. 이외에도 자사 고유의 로봇 브랜드인 ‘LG 클로이’의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식음료, 물류 외에 가사 휴머노이드 등의 콘셉트로 집 영역에서도 준비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행사 기간 직접 황 CEO와 만남을 가진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피지컬 AI’ 분야에서 엔비디아와의 협업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치고 나간 中, 재기 노린 日’…샌드위치 신세 된 韓

이번 CES에서는 중국 기업의 약진과 일본 기업의 부활도 두드러졌다. 특히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업이 참가했던 중국 기업의 존재감은 미중 갈등 국면에서도 확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시관 메인 자리에 큰 규모의 부스를 차린 중국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차세대 퀀텀(QD)-미니 LED TV인 ‘QM6K TV’ 시리즈와 116인치 트라이크로마 LED TV 등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TCL은 AI 로봇 ‘에이미(AiMe)’를 처음 공개하며 국내 업체들을 위협했다.  TCL은 에이미에 대해 “가족과의 의미 있는 순간을 포착하고 보존한다”며 “집을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고 집안을 순찰하며 사용자의 습관에 적용해 개인화된 대화형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1위 로봇청소기 업체인 로보락의 로봇팔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사로스 Z70’도 주목해야 할 제품이다. 이 제품은 5축 접이식 로봇 팔인 ‘옴니그립’을 탑재한 최첨단 로봇 청소기다.

‘옴니그립’은 정밀 센서, 카메라, LED 조명 등을 탑재해 물체의 위치와 주변 환경을 비롯한 들어 올린 물체의 무게를 정확히 감지한다. 이를 통해 집 안을 청소하다가 근처에 치워야 할 물건이 있으면 집게를 꺼내 이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 바닥을 쓸고 닦는 줄만 알았던 로봇청소기가 물건도 치운다는 역발상이다.

CES 2025에서 중국 기업 TCL이 가정용 AI 로봇 ‘에이미’를 공개했다. /사진= 윤상은 기자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그동안 중국의 위협에 대한 인식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실제 대응을 위한 실행 단계로 옮겨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 역시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관을 중국 TCL과 하이센스를 꼽으며 “하드웨어가 이제 중국으로 넘어가는 시점이 온 것 같다”며 “빨리 다른 길을 모색해야 될 같다”고 강조했다.

5년 만에 CES를 찾은 일본 도요타는 미래형 도시 ‘우븐 시티’를 발표했다. ‘우븐 시티’는 100억달러(14조원) 프로젝트로, 미래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실생활에서 새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 도시다.

혼다와 소니혼다모빌리티는 각각 전기차 ‘혼다 제로(O)’, ‘아필라1’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파나소닉은 기존에는 TV는 물론 카메라 등으로 유명했지만 이번 CES에서 AI 기반으로 가족의 건강을 챙겨주는 코치 로봇인 ‘우미’를 선보였다. 또 전기차용 배터리,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냉난방공조(HVAC) 시스템 ‘오아시스’ 등을 전시했다.

소니는 CES 전시관에서 제작자들이 정밀한 움직임을 생생하게 촬영할 수 있는 가상환경 시스템과 증강현실(VR) 기기에 들어가는 콘텐츠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선보였다.

기사링크 : https://www.bloter.net/news/articleView.html?idxno=629670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